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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 어디로 가야 하나?

기사승인 [195호] 2016.06.07  1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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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안을 세우고 전당대회 준비를 통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4선 이상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대 총선의 참담한 실패를 결과로 받은 새누리당은 여전히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안일하게만 대처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책임져야 하며 옳다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현 상황은 비전도 지도자도 없어 국민의 불안은 클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가야 할 길은 조기 혁신안을 마련해 제대로 실천해야 하며 전당대회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가야 할 새누리당의 행보에 주목한다.
 

국민을 두려워하며 반성부터 해야

새누리당과 그 정권이 국민을 두려워 하는가? 두려워한다면 반성하고 있는가? 반성하기 위해서는 친박비박 진영논리의 색채를 많이 빼야 하는데 가능한가? 등 갖가지 의문점을 해결하려 들지 않고 또 다시 진영논리의 쇠고랑을 차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20대 총선의 의미를 거역하는 것 같아 매우 아쉽다.

20대 총선의 의미는 그토록 국회탓 했지만 국민들은 정부를 견제할 의회권력에 그것도 야권에 표를 던졌다. 총선의미를 15가지로 정리해 본다. 여당을 ①원내 제2당으로 하고 더 나아가 ②여소야대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③박근혜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컸고 대화정치 하라는 명령이었다. ④정책적으로는 경제정책의 실패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⑤정치기술적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도외시하고 자파이익에 급급했고, 위계질서를 무시한 막말정치까지 하는 추태에 매를 친 것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⑥어느 정당에게도 과반수를 넘지 않도록 배분한 것이다. 이는 진영논리보다는 권력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⑦강남불패(江南不敗)도 무너지고, ⑧지역정서에 의존할 수 없도록 만들어 주었다. ⑨위계질서를 파괴한 비신사적인 행동들이 충성강도로 표현되는 길을 막아 주었다. 합리적 판단이 큰 힘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 것이다. ⑩대권후보군들을 낙마시켰다. 즉 지도자 반열에 올려 주지 않았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시금석(카드)에 답을 한 것이다. 그리고 ⑪보수정당임에도 개혁적 보수인지, 합리적 보수인지 애매했고, 계파싸움을 보면 친목계 모임수준으로 전락했고 합리성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다가 막말로 국민들을 흥분시켰던 것이다. 또 ⑫여당의 주무기인 정책을 메뉴에 올려 놓지 못했다. 이것은 주특기를 살리지 못하면 패배는 필연. ⑬중산층이나 무응답 그룹에서 불노소득,무임승처(無賃乘車, free riding)나 반사이익(反射利益)은 없다라는 답을 한 것이다. 
 
5월 18일 오후 충남 공주 자신의 선거사무소를 찾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뒤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보이고 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국민들의 판단을 여당에서 이해 못했는지 아니면 거부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것도 아니고 야당이 대동단결한 것도 아닌데 국민은 여당을 원내 제2당, 여소야대로 만들어 주었다. 민주화보다는 산업화, 성장에 치중했던 여당이었기에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정치공학적으로는 안일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점에서 초유의 사태요 기적이었다. 그러나 여당에서 처음부터 총선 승리는 당연한 것으로 결론을 내 놓고 즉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고 달렸던 것 아닌가? 보수정권이 받을 상처에 대해서는 도외시하고 자파의 다수 당선에만 신경을 쓴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⑭역사를 바로 잡아달라는 명령이었다. 과거 민주화시대에서 국민들은 여소야대를 만들어 주어 광주청문회, 5공청문회를 통해 수면 하에 있던 진실을 밝혀냈고, 전직 대통령들을 처벌한 바 있다. 이때도 역시 여당을 여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당이란 국민의 생명과 생활, 안위를 책임져야 하며, 바른 길이라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면서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비전도 없고, 정권 재창출할 확실한 지도자도 보이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⑮여당을 여당으로 인정하지 않는 다는 점. 이러한 역사적 경험이랄까 교훈이랄까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5월 2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 당사 앞에서 열린 경비중대 격려 방문을 마치고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와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과의 회동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집권여당, 어디로 가야 하나

조기에 혁신안을 만들고 전당대회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총선 직후에는 민의를 받아들여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성을 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비대위, 혁신위를 가동하기로 하고 위원장, 위원을 선정(외부인사나 중진들은 선뜻 나서지 않았다)하였다. 그런데 친박을 공격하는 것이 혁신이 될 수 없고, 친박이 위원에서 빠졌다며 출범 자체를 중단시키고 말았다. 출발에 제동을 건 것은 심판대에 오르지 않겠다는 선언이고 친박의 갈 길을 제시한 것이다. 뼛속까지 개혁하겠다는 의지에 박수를 보낸지 하룻만에 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대로 흘러 갔다. 물론 비대위, 혁신위 위원장의 포용적 정치력도 도마 위에 올려야 한다. 유승민의원 복당이나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 탈당까지를 앞세웠다는데 너무 서둘렀던 것이고, 그래서 경륜 있는 인사가 필요했다. 과감한 반성과 선당후사(先黨後私) 같은 원칙을 얘기하기 전에 세세한 내용을 적시한 것은 대단히 미숙했다.
 
공과는 나중에 따질 일이고 정치적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에 여당은 여름방학에 들어 간 분위기다. 조기에 혁신안을 만들어 전당대회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혁신안은 실천하는 것이 문제일 뿐 이미 정답은 나와 있다. 제3지대 정계개편이 흘러 나오면서 정계가 뒤숭숭하다. 과거에 신민당 출범과정을 보면 블랙홀 되어 분가(分家)한 그룹이 큰 집이 되었는데 그 땐 강력한 리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내 눈에는 그런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이대로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면 개혁적 / 합리적 보수로 새판을 짜야 하겠으나 차기 대권후보가 나왔을 때나 가능하다. 혹시나 소위 친박이 70%를 차지했다고 자만에 빠지면 안된다. 새시대를 열어 갈 지도자를 포함한 여당의 청사진이 그려질 때 블랙홀처럼 정치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다른 메뉴들로는 레이덕만 깊어질 뿐 백약이 무효인 것 같다. 대권후보군이 조기에 나타나거나 7월에 길을 만들어 주고, 큰 정치를 할 지도자를 모시는 길 밖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때도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격론이 필요하다.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5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책위 특위 위원장단 회의에서 김광림 정책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다음은 여당을 얘기할 때 회자(膾炙) 되는 말들이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 “누구를 위한 개혁, 혁신인가?”, “계파싸움에 끝이 보이질 않는다”, “체감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 “불통정치”, “레임덕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등이다. 엉뚱하게 핵심을 회피하려는 듯한 행동 소위 작은 정치, 철면피정치에 회초리를 대는 목소리일 것이다. 끝없는 내부 권력투쟁이 벌어져야 한다. 그러나 언론에서 여당 뉴스가 중심을 차지할수 있어야 한다. 핵심을 장식하지 못하고 주변으로 밀렸기 때문에 소위 뉴스가치가 떨어졌기에 정당지지율에서 최악이고, 총선에서 패배한 것이다. 대통령이 “친반계는 없다”라고 했지만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지금도 안타깝게 친박이 진영논리를 앞세워 비대위나 혁신위를 비토함으로써 국민을 불안하게 했으며 결국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진영논리를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 하고 보수층 내에서도 불만이 쌓여 이탈한 것을 거울삼아 “수준있는 정치”, “사과하고 인정하는 정치”, “자세를 낮추는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 그리고 여당으로서의 지위를 찾아야 한다. 찾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레임덕이다.

야권과 일부 여권에서 정계개편을 주장하면서 당분간 강도를 높여 갈 것이나 정책과 인사문제로 안정된 여론을 기대하기란 이미 늦었다. 국론을 집결시키는 것도 리더십 덕목 중의 하나이다. 지난 4월에 “한 방에 훅 간다”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지금도 그런 분위기다. 국민정치의식이 높지만 고차원적인 명품정치는 원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국민수준에는 맞는 정치를 기대해 본다.
 

최재영 기자 mjknews21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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